필자는 눔이라는 회사의 자문을 하고 있다.

KakaoTalk_20160610_163411192다이어트 앱으로 유명한데 사용자가 손쉽게 식단을 기록하면서 스스로 식이 습관을 교정하고 앱 자체의 알고리즘을 통해서 걸음걸이 수를 측정해 적절한 활동량을 유지하도록 도와준다.

최근에는 체중 조절이 중요한 당뇨 전단계(prediabetes)와 당뇨병 관리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눔은 작년부터 흥미로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앱만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에 사람 코치가 결합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는 기술 기반 회사로서 쉽지 않은 결정이다. 왜냐하면 사람을 개입시키는 순간 수익의 확장성이 낮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눔은 왜 이런 결정을 내렸을까?

눔은 어느 정도의 의지를 가진 사용자들의 행동은 비교적 수월하게 바꿀 수 있지만, 의지가 약한 사람은 기술과의 상호 작용만을 통해서는 행동 변화가 힘들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람 코치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리고 사람 코치 도입 이후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눔의 사례는 인공 지능의 발전이 의료계에 미칠 영향과 관련하여 시사하는 바가 크다.

눔의 사례를 놓고 보면 기술만으로 많은 사람의 행동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으며 그 과정에서 사람, 특히 유능한 의료진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인공지능은 의료진이 그러한 미션을 달성하는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다.

다만 한 가지 더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은 인공 지능 시대에 의료진에게 필요한 역량을 우리가 갖추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눔은 코치를 뽑을 때 운동, 영양 등 전문 지식 못지않게 코칭 대상자와 의사소통하고 관계를 형성하는 능력을 주로 본다.

이렇게 본다면, 인공 지능 시대에 의사에게 필요한 역량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5분 진료에 익숙해진 우리나라 의사들이 과연 커뮤니케이션에서 인공지능에 비해 경쟁 우위를 가질 수 있을지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만성적인 저수가에 기인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지만 문제는 결과적으로 한국 의사들의 커뮤니케이션 능력이 약해져 버리지 않았나 하는 점이다.

이대로 간다면 많은 한국 의사는 인공지능 시대에 적합한 능력을 갖추지 못한 채 낙오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인공 지능 시대에 의사가 갖추어야 할 핵심 역량 중 하나가 커뮤니케이션 능력이라면 불합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그 능력을 보유하고 키우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